[헬리오아트 Report no. 108] July week 3

Date
2019-11-15 15:43

 

no. 108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

 

아트 경매를 생각할 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들이 있다.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멋스럽게 꾸민 세월이 느껴지는 중년층 이상의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것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아트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 3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KAWS의 The Simpson이 14.8백만 달러에 낙찰되었을 때 아트뉴스들의 주목을 끈 건 단지 한 작가의 급격한 성장이나 낙찰가가 측정가의 5배였다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들이 함께 주목한 것은 이런 이목을 끄는 경매에서 그 경매장을 채우고 있었던 사람의 거의 절반이 40대 미만의 밀레니얼 세대였다는 것이었다.

 

 

최근 굵직한 경매에서 후드 차림과 같은 캐쥬얼한 복장으로 사람들이 채워지는 것은 새로운 세대의 아트 콜렉터들이 가진 잠재적인 구매력과 그들의 성장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은행 그룹 US Trust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고액자산 고객 중 가장 빠르게 아트 콜렉터가 늘고 있는 그룹이며 2018년 기준 8%의 성장을 보여줬다. 이들의 영향력은 단지 콜렉팅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트 콜렉터, 아트 딜러들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 또한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에 이르는 밀레니얼 세대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KAWS 또한 19년 기준 45세이다).


젊은 콜렉터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가격을 형성하는 큰손들은 기존의 경험많은 콜렉터들이다. 밀레니얼들은 아직 가격 변동을 예측하는 경험이 부족하다. 또한 이들은 그들이 ‘기꺼이’ 패션과 사치품에 쓰는 만큼 작품을 구매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희망하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다. 뉴욕의 갤러리들은 젊은 콜랙터들을 아트 시장에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최근 1000달러 이내의 작품들을 대폭 소개하고 있다. 유망하고 작품성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것인데 이는 자연스럽게 갤러리들의 신진 작가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어 재능있는 젊은 작가에 대한 발굴과 성장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밀레니얼들은 온라인이 오프라인만큼 혹은 그 보다 더 익숙하다. 유명 갤러리들은 작품을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David Zwirner Gallery는 지난 6월부터 가상현실 시물레이션으로 갤러리의 주요 작품 20점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뒤따라 가고시안 갤러리 또한 온라인으로 작품 감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젊은 콜렉터들은 갤러리에서 사람을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격을 묻는 것을 어색해 하는 경향이 있다. 예술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온라인으로 작품을 보고 소식을 들으며 작가에 대해 확인한다. 사실 유명 갤러리들이 새로운 매체를 통해 작품에 대해서 알리는 것은 새로운 바이어를 위한 광고의 목적이기 보다는 그들의 보유하고 있는 젊은 콜렉터들을 위한 서비스의 성격이 강하다. 편리하게 가격을 확인하고 작가에 대해 홈페이지와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로 알아가는 것이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고시안 갤러리는 온라인으로 전시를 시작하고 열흘동안 서비스를 제공한 10점의 작품 중 절반을 판매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하고 구매하는 시대가 온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온라인으로 예술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첫 발걸음으로는 사용될 수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작품에 관심이 생긴 젊은 콜렉터들이 향하는 곳은 갤러리이다. 뿐만 아니라 갤러리에 찾아가 감상하고 마음이 맞는 딜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여전히 작품 구매의 키 포인트라고 갤러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밀레니얼들의 성장과 이들이 가져오는 변화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트에 대해 소개하는 방법이 다양해져 간다는 것은 기존의 콜렉터들이 작품을 즐기고 접할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